시간이 지나면 더 나이가 들면 길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해?
지금 힘든 게 그때 가서는 안 힘들까? 그렇지는 않을 거 같은데.
처음 가보는 길이잖아. 길을 잃는 게 당연하지.
가다 보면 그 길을 가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거야.
그건 비슷할지는 몰라도 절대 같은 길이 아니지.
내가 그 사람들이 가본 길을 갈 수 없듯이 그들도 그래.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 느끼고 있는 것, 내 앞에 펼쳐진 길조차 같은 방식으로 보지 못해.
만약 같은 길에 서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쳐도 사람들은 같은 걸 보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같이 서있는데도 한 발짝만 옆으로 움직여보면 있지, 보이는 게 있고 안 보이는 게 있고 내가 보던 것과 약간 다르다? 그게 바로 옆에 있던 그 친구의 시각이야. 조금 더 몇 발자국 옆으로 더 가면 내가 봤던 것도 그 친구가 봤던 것도 더 잘 안 보여지고 못 보던 새로운 게 점점 더 잘 보여지고 그래.
물론 그 장소에 있을 때 멀리 떠나지 않는 이상 공통적으로 보이는 뭔가가 있으니까 우리는 같은 걸 바라본다고 생각해도 되겠지만 우리가 보는 게 조금씩 다를 거라는 걸 염두해 두면 좋을 거 같다.
한 끗 차이라는 말이 있는데 약간만 고쳐도 인상이 확 살거나 확 죽기도 하고 별거 안 했는데 너무 이뻐 보이고 빛나 보이지만 그것보다 더 이쁘게 하려고 아무리 손을 대고 더 공들일수록 그 느낌이 안 살잖아. 과하게 해버리면 전체적으로 무너지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그런데 같은 시간대를 사는 사람도 아니고 비슷한 걸 해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 내 답이 아닐 수 있어. 경우에 따라선 그 사람에게 맞았던 해답이 나한테는 틀린 답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래서 그냥 그런 게 있다고 참고 정도로 남겨둘 수 있는 거지. 선택지를 늘려줬다는 거에서 이미 그것의 목적은 다했어.
그 말은 내가 일일이 검증해 보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와 동일해. 나 자신조차도 이미 과거에 가봤다고 생각하고 어림짐작할 수도 있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길이었지. 같지 않았어. 항상 과거와는 다른 답을 써 내려가야 했거든.
용기 있는 자여, 길을 잃는 건 당연해. 지금 네가 발을 내딛고 있는 길이 새 거니까 너도 새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가보자. 누가 널 이상하게 보면 다시 태어났다고 그래. 그냥 새로운 사람이라고 나는 오늘 더 새롭다고. 가지게 된 생각이 다르고 선택이 다르고 행동이 다른데 어떻게 같은 사람이야.
릴랴
자기가 쓰고싶은 글을 쓸 뿐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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