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hinks my own soul must be a bright invisible green.
Henry David Thoreau(1817-62)
내 영혼은 찬란한 짙은 녹색일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
시인이자 편집자, 그리고 '문장수집가'인 니나 픽이 약 130개의 정원과 관련된 문장을 한 데 모았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엮은 문장들의 주인이 모두 정원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철학자, 작가, 시인,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업만큼(어쩌면 그 이상으로) 애정을 가지고 정원을 즐기고 가꿔온 사람들이다. 책에는 이들의 문장을 가든디자이너 오경아 작가가 번역하여 영문과 국문이 동시에 실려있다.
정원을 향한 진심이 가득 담긴 문장들을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왜 정원을 가꾸며 살아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들어가는 글
가드닝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가는 일이다.
-니나 픽
엮은이 니나 픽은 어릴 적부터 엄마의 정원을 보며 자랐다. 힘들고 지친 정원일과 그럼에도 넘쳐나는 엄마의 열정을 보며 정원이 가지고 있는 '힘'을 어렴풋이 깨달았던 것 같다. 엄마의 정원이 보여준 신기한 힘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이 정원을 예찬하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그녀에게 문장을 수집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Earth laughs in flowers.
Ralph Waldo Emerson(1803-82)
지구는 꽃을 피우며 웃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1803-1882)
문화도 생활방식도 다른 사람들이지만 정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다 비슷하나 보다. 한국어에도 '웃음꽃이 피다'라는 표현이 있으니 말이다. 꽃이 활짝 피는 모습이 지구에게 웃는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찡해지면서 얼른 봄이 오면 좋겠다.
If [a gardener] were to go to the garden of Eden, he would sniff intoxicatedly and say,
"there's humus here, by God!"
Karel Čapek(1890-1938)
만약 정원사가 에덴동산에 간다면, 코를 킁킁거리고 흥분하며 소리칠 것이다.
"여기에 신이 직접 만든 부엽토가 있다"
카렐 차페크(1890-1938)
얼마 전 소개한 책 <정원가의 열두 달> 저자 카렐 차페크의 문장도 담겨있는데, 역시나 책 중 유일하게 빵 터지는 문장이었다.
Gardening, reading about gardening, and writing about gardening are all one; no one can garden alone.
Elizabeth Lawrence(1904-85)
가드닝, 가드닝에 대한 독서, 가드닝에 대한 글쓰기는 모두 하나다. 누구도 혼자서 정원을 만들 수는 없다.
엘리자베스 로렌스(1904-1985)
식물리에서가를 채워가는 내게 용기를 준 문장.
식물을 직접 키우거나 흙을 만지는 일만이 정원일은 아니다. 관련된 책을 읽고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 모두 '식물과 관련된 일'이다. 지금은 아직 작은 나의 서가는 차곡차곡 채워져서 언젠가는 모두가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서점이 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이 문장을 서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써 둬야겠다.

이 외에도 공유하고 싶은 문장이 스무 개는 더 되지만, 분명 사람마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다를 것이니 책을 꼭 읽어보면 좋겠다. 식물생활을 하는 데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문장들이 많으니 가드닝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선물용으로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영어 문장들을 잘 번역해 준 오경아 작가의 옮긴이의 글을 전한다.
옮긴이의 글 - 오경아
버거움과 힘듦이 공존하는 정원이 딱 그만큼의 무게와 부피로 나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는 건 정말 신기할 뿐이다. 지치지 않고 정원의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와 같은 느낌을 공감하고 살고 있는 예술가, 작가, 정원사의 글을 번역하는 일은 또 다른 의미의 정원 일이기도 했다. 정원이 대체 뭐길래, 왜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칭송을 하고 애착을 갖는지 공감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한다.
식물리에
나무의사, 숲해설가, (구)식물가게 주인 ㅣ 작은 책방이 딸린 사랑방주인이 되고 싶습니다. #식물로나를찾아가는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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