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시할머님을 뵈러 다녀왔어요.
올해로 91세이신데, 걷는 것이 조금 불편하신거 빼곤 정정하시답니다.
할머니의 취미는, 식물 돌보기에요.
집에서 혼자 계시면 적적하지 않으실까 걱정되었는데,
베란다 정원의 할머니의 반려 식물들을 보면서,
할머니는 이 식물들에게,
이 식물들은 할머니에게 서로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파트로 이사 오시기 전엔 연세가 많으심에도
작은 텃밭과 정원을 가꾸실 정도로, 식물들에 애정이 많으신 분이세요.
할머니의 베란다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을 다해 정성껏 키우시고 있는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구요.

할머니가 가장 먼저 "저기 저 꽃좀 봐-"라고 알려주신건, 군자란이었어요.
주황색 꽃이 환하게 핀 채로 반갑게 맞아주었어요.
꽃 보기 힘든 겨울, 이렇게 예쁘고 환한 꽃을 피운 군자란이 괜히 더 예뻐 보였어요.

장미 꽃처럼 생긴 다육식물. 그라노비아금.
잎 상태도 너무 좋고, 번식도 잘해서인지
여러 화분에서 키우고 계셨어요.
분갈이도 적절하게 너무 잘해주고 계심이 느껴졌지요.

벌레같이 생긴 ㅎㅎ 쥐꼬리선인장

알로에도 상태가 너무 좋았구요.

잎이 풍성하게 자란 무늬접란.

그리고 산호수와 홍콩야자,
염좌, 그리고 향기가 나는 장미허브까지.
잎들의 상태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할머니의 베란다 정원을 보면서
마음을 다해 식물을 돌보는게 이런 것이구나,
91세이신데도 정정하신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할머니 댁을 다녀와선
저희 집 식물들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한 동안 신경쓰지 못했음에도 무럭무럭 자라며
그 자리를 지켜주는
식물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답니다.
모든 식집사 분들이 같은 마음이시겠죠^^?
멜로스
전 플로리스트, 현 40개월 아이 엄마. 아이와 함께 식물을 키워보려는 초보 식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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