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은 내 화단에 아주 가혹했다. 일단 지난 가을에 화단 공사을 했더니 습도가 너무 올라서 그전에는 생각없이 심어도 잘 자라던 구근들이 걍 녹아버렸다.
그리고 온도가 높아서 뭘 심어도 꽃도 안피고 예쁘게 자라지도 않았다. 일단 너무 더워서 내가 잘 돌보지도 못했다. 숙근제라늄이 꽃 한번 못피고 한해를 보냈으니 말 다했지.
별걸 다 죽이고 성공한건 꽃잔디, 천리향, 기린초. 근데 기린초꽃도 못봤다. 난 이게 꽃 안피는 애인지 열번도 넘게 검색했다.
덕분에 지피식물 3종을 비교했으니 뭐... 나쁜 수확은 아닌가... 돌 사이 사이 틈새에 심을거 아니면 꽃잔디 잘키우기 은근 기술이 필요하다. 생각없이 기르는데 좋은건 기린초, 천리향. 작년 여름 잡초가 창궐했으면 내가 증오를 내뿜었겠지만 기린초랑 천리향이 성공적으로 잡초를 죽여줬다.
여름내내 천리향 잘라다가 차 끓여 먹어면서 천리향 최고를 외쳤는데, 가을 겨울이 되고 보니 빨갛게 익은 기린초가 효자다. 화단이 좀 덜 썰렁해.
봄이 와서 천리향 얽은 가지들을 다 잘라주고 정리 하고 있으니 집냥반이 왜 풀 괴롭히냐고... 아니 이거 방치하면 버섯나.. 통풍이 안된다고 라고 말할까 하다가.. 난 가위질 할라고 풀 키우는거 뻔해 알면서? 라고 대답했다. 통풍은 풀 많이 안길러 본 사람들에게 너무 고차원적이고 눈에 안보이는 이야기다.
누가 나도샤프란 구근을 100개를 주신다고 한다. 올해는 그냥 샤프란 밭 만들어야겠다. 인연이지. 이게 인연이지 별게 인연이야~~~.
화분만들다가
식집사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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