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그야말로 꽃밭에 살고 있다.
그붕어 1호부터 6호까지
모두 풍성한 꽃을 보여주는 중~
꽃 색상은 서로 조금씩 다른가 했는데
모두 처음엔 레몬빛이었다가
피치 색감이 조금씩 강해졌다.
빛에 따라 색이 조금씩 달라보이는 게
금어초 트위니의 매력인 듯.
1호는 역시 1호답게
그붕어들의 왕이 되었다.
5개의 큰 꽃을 피우고,
아직도 꽃대에 꽃망울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그붕어 3호는 분갈이 후
폭풍 성장해 3개의 꽃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중~
그붕어 4호는 머리를 땋은 듯
꽃망울을 종종 달고 있어
귀여움을 뽐내고 있다.
지금도 조금씩 꽃망울을 열고 있는 중~
그런데 그만, 그붕어 2호에게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지난 날씨 좀 보라지...
2.18부터 2.25까지
계속 눈과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제 봄인가봐!!!
꽃을 신나게 피우려던
그붕어 2호가 그만...
이런 처참한 몰골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며칠 사이 물을 준 것도 아니었는데...
급하게 흙을 뒤적거려주고
써큘레이터도 모자라
미니 선풍기까지 급히 동원했다.
온갖 노력에도 하늘도 무심하시지..
식물의 모든 부위가 녹아내려
꽃대까지 축축 쳐지고 있다.
과습에 노출된 그붕어 5, 6호를
마른 흙으로 얼른 분갈이해
살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2호 너도 괜찮을 줄 알았어...
죽어가던 그붕어 2호...
흙 뒤적거리기, 서큘레이터,
선풍기, 분갈이도 모두 무용지물...
남편은 그냥 내버려둬야지
어쩌겠냐며 나를 위로했다.
하지만 나는 그붕어 2호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동안 오로지 꽃을 피우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지 않았나...
꽃이라도 꼭 피우게 해야지 싶었다.
눈물을 머금고 식물을 싹둑 잘라
절화로 만들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미 때가 늦었는지
꽃망울이 무거워 자꾸 꽃대가 꺽이려고 했다.
잔머리를 굴려 줄기에 빨대를 끼워주고,
굵은 빨대를 뒤쪽에 부목처럼 대어
서너시간 물을 올려 주었다.
그랬더니 드디어 물을 빨아들여
고개를 들어올린 2호!
넌 이제 온전한 식물이 아닌
한 송이 꽃이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꽃을 피워주지 않겠니?
그붕어 2호는 꽃집에서 사온 한송이 꽃처럼
유리병에 꽂아 책장에 놓아주었다.
이미 생성된 꽃망울은
모두 팡팡 터트려주지 않을까...
날씨 핑계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2호...
그런가하면, 과습의 첫 피해자였던
그붕어 5호, 6호는 완전히 회복해
꽃을 조금씩 열고 있는 중이다.
식물이 완전히 과습에 당하기 전에
빠르게 마른 흙으로 분갈이해
충분히 말려준 것이 도움이 되었다.
5, 6호는 작은 화분에 함께 합식해
복작복작 사는 중~
과습에 당했던 시기에
시든 잎을 많이 따주었기 때문에
3, 4호에 비해 조금 빈약하지만
꽃을 피우는 모습이 대견해~
어쨌든 그붕어 1~6호는
나름의 시련을 겪으며 다른 방식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중이다.
자식 많은 집에 바람 잘 날 없구나...
그래도 모든 예쁜 아이들...
금어초의 경우 다른 식물에 비해
과습에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물을 줄 때 한 템포 늦추어 생각하고,
날씨도 충분히 살펴야 겠다는 생각!!!
식물등이 있어도 역시 햇빛의 온기는
과습 방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듯...
P.S. 이제 제발 햇빛을 좀 내려주세요~
과습은 더 이상 아니아니아니되옵니다.
온유한식물누나
안녕하세요? 늘 온유하게 살고 싶은 식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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