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마지막 날 아침에 일어나 식물들 물을 주고 있었다.
어? 고스트가 왜 이렇지?
자세히 보니 뿌리 부분부터 위쪽까지 갈색 빛을 띄며 무름이 올라오고 있었다.
우려하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 식물이라 몇 달 동안 한 번 밖에 주지 않았는데!
이게 무름병이 들게 할 줄이야.
놀라서 부랴부랴 인터넷을 찾아보니 무른 부분을 알코올로 닦은 칼로 잘라내고 일주일 정도 말린 뒤 심어야 한다고 했다.
내 손으로 소중한 고스트를 잘라야 한다니..
일단은 화분에서 고스트를 꺼냈다.
뿌리 부분은 접목이 되어있었는데 이 부분이 짓물러 위로 올라오는 중이였다.
소심하게 칼로 한번 잘라 본다.
아직도 속이 갈색 빛이다.
갈색 부분인 짓무른 부위는 모두 잘라내야만 다시 무름병이 생기지 않는다기에 더 잘라냈다.
그렇게 잘라내다 보니 고스트가 세덩이가 되었다.
고스트도 썰고 내 마음도 같이 썰렸다.
말리는 도중에 가장 큰 고스트 한 덩이는 무름이 다시 올라와서 한번 더 잘라내야했다.
이대로 고스트가 식물별로 떠날 것만 같은 불안함에 식물병원에 사진과 상태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물을 자주 줬나요?“
“물을 한번 밖에 주지 않았는데요..”
“그럼 혹시 집안 습도가 어떻게 될까요?”
“겨울동안 집이 너무 건조해서 45프로 이상 유지하려고 했었어요. ”
“드물지만 공중 습도가 높아서 그런 것 같아요.”
세상에.
겨울내 집이 너무 건조해서 코피가 쏟아져 숨 좀 편하게 쉬자고 습도를 높였을 뿐인데.
이게 고스트를 병들게 했다니!
식물병원에 데려갈까 싶어 물어봤다.
하지만 병원에 데려와도 딱히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했다. 이미 알고 있듯이 자른 단면을 바싹 말린 뒤 심어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심을땐 흙 비율을 마사토9, 배양토1 비율로 섞어 주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리고 뿌리가 나올 때까진 아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강조를 하셨다. 흑흑
현재는 세개의 화분에 조언대로 마사토와 흙을 섞어 심어두었다.
이젠 세개로 나눠진 나의 고스트들..
부디 뿌리가 잘 나와 살아줬으면 좋겠다.
제발!
드레날
안녕하세요. 드레날입니다.
댓글 5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