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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집사라면 누구나 공감할 식물 관련 책들
멜로스24. 03. 03 · 읽음 371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2월이 지나갔어요. 저는 마음이 힘들 때, 책을 잔뜩 사곤 해요. 마음이 허한 것을 책으로 위로 받곤 하거든요. 지난 달에도 12권의 책을 구입했는데, 새로 구입한 책들을 꽂아두려 책꽂이를 찬찬히 살펴보니, 책장 한 칸이 식물관련 책인 걸 발견했답니다.

 

너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잊고 지냈었는데, 집에 이리 많은 식물 책이 있을 줄이야. 대부분이 초보 식집사에게 도움이 되는 책들인걸 보니, 과거의 저, 되게 식물을 잘 키우고 싶었나 봐요ㅎㅎ 

 

혹시 저처럼 초보식집사이자, 이제 막 식물 키우기에 흥미를 갖게 되신 분들께 이 책들을 추천드려요. 

 

 

 

1.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김현경 지음. 빌리버튼)


극락조화로 시작해서 저자의 집에 식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는 에세이로, 식집사로서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론 저자가 꽃을 배우는 부분에서, 제가 처음 꽃을 배웠던 시절이 생각나서 웃음짓게 되었답니다. 


p.262 식물과 함께 지낼수록 식물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가 진지해진 걸 매 순간 느낀다. 화분이든 흙이든 한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주변 환경에 적응하면서 사는 모습이 대견하다. 그래서 길 가다 보게 되는 식물을 허투루 지나치지 못한다. 길에서 친구를 만나면 속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해도 가벼운 인사와 안부를 전하는 것처럼 생김새를 유심히 관찰하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무탈히 잘 자라기를 마음속으로 바란다.

 

 

2.    식물 저승사자. (글 정수진 그림 박정은. 지콜론북)


그로로 매거진 작가님이시기도 한, 식물성 대표 정수진 작가님의 책이에요. 각 식물들에 담긴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고 공감도 되면서, 각 식물마다 어떻게 키우면 좋은지 팁과, 식물을 키울 때 알아야할 기본적인 정보들도 담겨있는 책이에요. 제목처럼 식물 좀 죽여봤다,는ㅎㅎ ‘식물 저승사자’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랍니다. 그림도 너무 예뻐요! 

 

p.178 환경에 유달리 예민한 식물이 종종 있다. 그러나 모두가 키우기 어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식물이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길 바라는 사람도 있지만, 식물이 조금 더 날 필요로 해주고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었다. 나와 전혀 다른 이유로 식물을 죽이거나 혹은 살리는 사람들에 대해 그때까지 전혀 상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3.    식물 이야기 사전. (찰스스키너 지음. 윤태준 옮김. 목수책방)


120가지 식물에 얽힌 설화와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는 책이에요. 읽다보면 소개하고있는 식물들이 궁금해지고 마음이 가게 되는 그런 책이랍니다. 


p. 244 팬지 Pansy 팬지는 제비꽃을 개량해 만든 품종으로, 명상을 의미하는 단어 '팡세'에서 이름을 따왔다. 옛 사람들 눈에는 꽃 모양이 명상에 잠긴 사람 얼굴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삼색제비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내한성이 매우 강해서 영하 5도까지 견디는 품종도 있다. 독일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원래 팬지는 강한 생명력으로 야생에서도 잘 자라면서도 제비꽃만큼이나 향기로웠다. 사람들은 팬지를 지나칠 전도로 좋아했다. 팬지를 찾아다니며 가축이 먹을 풀은 물론 사람이 식용할 채소류까지 부주의하게 짓밟는 바람에 들판이 황폐해질 지경이었다. 팬지는 죄책감과 슬픔에 젖어서 사람들이 더는 자기를 찾지 않도록 자신의 향기를 거두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신이 그 기도를 들어 주어서 팬지는 향기 없는 꽃이 되었다.

 

 

 


4.    나는 가드너입니다. (글사진 박원순. 민음사)

 

이 책 역시, 그로로의 매거진 작가님으로 활동 중이신 박원순 작가님의 책이에요. 롱우드가든에서 보낸 사계절을 담고있는 책으로, 읽는 내내 이 곳에 가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랍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직업인으로서의 가드너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에요. 관람객들에게 아름답기만 한 정원이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이루어졌다는, 무대 뒤의 이야기들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답니다. 

 

p.235 마치 화가가 캔버스에 정성 들여 그림을 그리듯, 정원사는 자신의 정원을 디자인하여 꽃을 심는다. 화가의 그림과 달리, 정원사의 그림은 사계절 내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 있는 작품이다.

 

 

 

5.    정원생활자. (오경아 글그림. 궁리)


식물과 정원을 주제로한 178가지의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 380페이지 정도의 벽돌책 수준의 두께이지만,

그 안의 내용들은 짧은 글들이어서, 하루 중 틈틈이 읽기 좋은 책이에요. ‘크리스마스트리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p.356)’ ‘포도주병의 마개 코르크는 어디서 왔을까?(p.102)’처럼 흥미로운 주제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에요.

 

그 중, 오늘 책들 옆에서 예쁜 배경이 되어준 히아신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해드려요.

 

p.377 히아신스라는 이름은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히아킨토스에서 비롯되었죠. 청년 히아킨토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과 서풍의 신 제피로스 모두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히아킨도스는 제피로스보다는 아폴론을 더 따랐고 이에 질투를 느낀 제피로스는 아폴론과 원반던지기를 하던 히아킨토스에게 바람을 일으켜 아폴론이 던진 원반에 맞아 죽게 합니다. 아폴론은 죽은 히아킨토스를 지하 세계로 보낼 수 없어 죽은 자리에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고 그 식물이 바로 히아신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신미경 에세이. 뜻밖)


이 책은 식물과는 관련이 없는 책이에요. 그런데 제목에서 이야기하는 '뿌리'와, 표지에서 ME라는 푯말의 식물에 물을 주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식물을 돌보는 것처럼, 나를 돌보는 저자의 일상 루틴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마음이 힘들고 흔들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잘 보여주는 책이에요. 식물을 좋아하는 마음과 결이 같아서 식물 책들과 함께 소개해보아요. 위로와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p.192 혼자서 충분히 행복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만약 내가 누군가에게 항상 의지하고 경제적, 정서적으로 매여 있다면 어떻게 내가, 그리고 상대방이 행복할 수 있겠는지. 나와 주변을 가꾸며 충분히 휴식하는 저녁만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도 괜찮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집에서 보내는 평일의 저녁이 얼마나 소중한지 오늘 저녁 나와 약속한 일들을 지키며 다시금 깨닫는다.

 

모처럼 꺼내 본 책들인데, 소개하기 위해 펼쳐보았다가, 예전에 밑줄 그은 부분에서 한 참을 머물러있기도 했고, 다시금 위로받기도 했답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좋아하실 책들이라고 생각되어요.

식집사분들께서도 마음에 담고 있는 식물 책이 있으실까요? 

좋은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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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플로리스트, 현 40개월 아이 엄마. 아이와 함께 식물을 키워보려는 초보 식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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