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식마켓에서 식충식물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종류는 벌레잡이제비꽃인거 같고요, 파리지옥, 네펜데스와 끈끈이주걱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많아졌어요.
지난해 세종수목원에서 식마켓을 진행해보니 막상 세종수목원에서 판매되고 있는 파리지옥마저 상태가 너무 좋지 않더라고요. 저희집에서 갔던 아이들도 있는데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것이 맘에 쓰여서 자세히 설명드렸어요.
식충식물 분갈이
아마 3,4월에 구매하는 식충식물은 따로 분갈이를 하실 필요 없을거 같아요.
식충식물이 영양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그냥 속설인거 같고요, 과잉 영양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뿐, 식충식물도 영양상태가 좋아야 건강하고 예쁩니다.
흙 - 반드시 산성토양
셀러분들이 왜 이부분을 안내하지 않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식충식물은 거의 모든 품종이 '산성토양'에서 살아갑니다. 일반 상토에 심으면 100% 죽습니다.
블루베리 전용흙이나 철쭉용 흙 등 화원에서 판매하는 산성토양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부엽토, 야채상토, 분변토 모두 안됩니다 :)
피트모스입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툰드라 지역에서 고대로부터 퇴적된 이끼로 이루어진 토양입니다.
사실 이 피트모스가 영양분이 매우 풍부하고 물을 잡아두는 흡습성이 좋아서 수생식물, 습지식물로 구성 된 식충식물에 매우 적합한 산성토양입니다.
인터넷에 보시면 피트모스블럭을 많이 보실 수 있는데요, 이 피트모스블럭은 극한 건조하여 압축한 상태라서 물을 먹이는 해면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가정에서는 더더욱이요.
자칫 베란다 등에서 진행하다가 파이버들이 배수로를 막게 되는 일이 발생하니, 집에서 해면하실 때는 오랜 시간을 들여 아주 작은 부스러기까지 전부 해면해주셔야 해요.
큰 대야에 떼어 낸 피트모스를 물에 담궈보면 동동 뜨기만하고 물을 잘 먹지 못해요.
위에 말씀드린대로 극한 건조 상태기 때문예요.
손으로 많이 비벼주어야 해서 고강도노동인데, 저희같은 농장에는 대용량 유압식 해면기가 있어서 물과 미생물을 나누어 추가하며 기계로 부숴줍니다.
해면 후에 펄라이트를 넣어 다시한번 손으로 섞어요. 펄라이트는 잘 깨지기때문에 일부 해면기로 돌리는 화원의 피트모스는 배수를 위한 펄라이트의 기능이 소실됩니다. 그래서 번거로워도 반드시 해면을 마친 후에 따로 넣어주고 있어요. 그리고나서 손에 거슬리는 불순물 등을 일일이 제거해주는데요, 이 작업 역시 힘들지만 미생물이 발효하며 내는 흙내음을 즐기며 보드라운 흙으로 만들어 줍니다.
식충식물 물주기_
많이들 알고 계시는 저면관수.
농장에서는 저면관수를 합니다. 왜냐면 물을 자주 바꾸어 줄 수 있기 때문에 :)
15파이 호스로 콸콸콸 채워서 시원하고 깨끗하게 오후에 갈아서 뿌리가 서늘하게 유지되도록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자생지는 안타깝게도 많이 사라져 버렸지만 지난해 일본의 자생지에 가보니
" 졸졸 흐르는 물" 또는 해가 쨍쨍 내리쬐는 웅덩이임에도 " 바람이 찬 높은 고도여서 물의 온도가 많이 올라가지 않는 습지에서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분은 한낮에 집을 비우시는 경우가 많으시죠.
저면관수를 한 상태에서 쨍쨍한 햇볕을 쬐게 되면 물그릇의 온도가 상승하고, 화분안의 흙은 찜통이 되어서 뿌리가 쪄지게 됩니다. 파리지옥과 끈끈이, 사라세니아는 쨍쨍한 햇빛 특히 직광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저면관수는 여행가시거나 출장 가실 때 물그릇에 받아두시고 반그늘 또는 오전광 후 오후의 직사광선은 반그늘이 되는 환경에서 해주시면 됩니다.
식충식물 영양제_
식충식물이 극악의 척박한 환경속에 살아가느라 벌레를 잡아먹도록 진화한 것은 맞아요 :)
그렇다고 영양제를 싫어하지 않더라고요. 다만, 대부분 영양제의 농도 희석 비율을 잘 모르시거나 하는 부분에서 실수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도 그랬구요.
꼽는 튜브같은 건 정말 도움 1도 안되는 영양제거든요. 집사의 마음에 위로를 좀 줄 뿐...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환경 요인 중 한가지
"공중습도"
네펜데스 경우, 고온다습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35도까지 치솟는 무더위엔 장사 없고요, 실내환경 13도~ 30도 내외, 공중습도는 60~95%까지도 좋아합니다. 특히 공기 중 질소를 수분호흡을 통해 흡착해서 영양분으로 만들기 때문에 공중습도도 무척 좋아해요. 건조한 실내라면 이따금 플라스틱 돔으로 덮고 물 스프레이 해주면 활력을 되찾습니다.
끈끈이주걱은 특히 공중습도 + 쨍쨍햇볕을 정말 좋아해서 점액질을 많이 보시려면 물 스프레이 자주 해주시면 좋아해요.
벌레잡이제비꽃은 좀 다릅니다.
벌레잡이제비꽃은 종류에 따라 많이 다르긴 하지만 잎에 물이 닿은 상태에서 햇볕에 노출되면 안됩니다.
윗물관수하면 녹아버리는 경우가 많은 종류도 이 벌레잡이제비꽃이구요.
빛은 풍부하되 직광은 아니어야 하는 환경에서 크면 무척 잘 커줍니다.
그리고 어느 계절이든 오전광이 가장 식물생장에 좋구요, 저녁광은 열매나 꽃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오후의 직사광선 때에는 물 주지 마세요~~
저녁에도 마찬가지인데 낮에 너무 말라버렸다면 흙에만 물을 적셔 주세요.
3월 24일에는 신세계센텀시티 아카데미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식충식물 강의가 있습니다 :)
제가 어린 친구들에게 항상 약속받는 한가지,
"아침에 친구들이 물 한컵 마실 때 파리지옥에게도 물 한컵 주세요~ 친구들 손으로 꼭~!!"
그로로 여러분도 잊지 마세요.
물빠짐은 좋아야하고요, 흙은 축축하지 않고 촉촉!하게 유지시켜주세요~~
저는 화분에 물주기는 마치 핸드드립하듯 한번, 두번, 세번 쯤 나누어 주면 좋다고 설명드리거든요.
화분에 물을 주신 후에 화분을 들어보아 묵직해졌다면 아주 잘 주신거예요~~
네펜코리아
식충식물 전문식물원 네펜코리아입니다. 벌레잡이식물의 출구없는 매력에 서울->경남고성 귀농 새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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