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렸던 쌍둥이들을 다른 환경에서 키웠을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에 대해서 글을 올렸었습니다.
같은날 지피펠렛에서 발아시켜서
키도 비슷하고 이파리 갯수도 비슷한 쌍둥이 금어초 두 아이를
하나는 틔운미니에, 또 하나는 흙화분에 식재해두었습니다.
저는 틔운 미니에 있는 열개의 씨앗구멍 중에서
금어초를 구멍 하나에만 배치해뒀었는데요
중앙이라서 빛도 많이 받고 더 좋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주변의 다른 쑥쑥이 새싹들의 기세에 눌려서
상당히 느린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유독 성장세가 느렸던 몇몇 아이들을 지피펠렛에 여분으로 추가 발아시켜뒀던 터라,
오히려 흙에서 쑥쑥 자라버린 금어초로 벌써 세번째 갈아치기한 상황이라
금어초에 대한 불안감과 초조함이 나날이 극대화가는 와중이었습니다.
틔운 미니는 수경재배처럼 액비의 영양으로 성장하는 시스템이고,
흙 화분에는 흙 자체에 포함되어있는 다양한 영양소들이 있으니
비교적 초반 발아부터 이파리 서너개 새싹수준까지는
흙 화분 쪽이 더 성장하기 수월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틔운 미니에는
이미 꽃까지 피운 상태인 다른 꽃들이 풍성한 이파리들을 자랑하고 있기에
중앙에서 자라던 쪼꼬미 금어초가 다른 선배들의 이파리 파라솔에 가려서
비교적 빛을 덜 받은 탓인듯도 했습니다.
일단 이런 상태로 각자 느리지만 쑥쑥 열심히 성장중이었습니다.
좌측의 토분에 있는 세친구들은
지피펠렛에 있던 여분 새싹들이고
우측의 토분에 있는 아이들 중에서 중간에 있는 길쭉이가 쌍둥이들 중 하나입니다.
저번주의 최신 근황입니다.
다들 엇비슷하게 쭉쭉 키도 많이 컸는데
영 꽃봉오리가 나올 기미가 안 보입니다.
생각해보니 흙화분에선 알아서 쑥쑥 크길래 비료를 깜빡했습니다.
틔운미니에는 1주일에 한번씩 정해진 양의 액비를 챙겨줬거든요.
결국 저번주 주말에 급한대로 우리들의 이웃 다이소로 달려가서
천원짜리 액비 세트를 데려왔습니다.
얼마나 주면 좋을지 막막했지만
일단 직접적으로 줄기나 잎에 닿지 않도록
흙 주변에 쭉쭉 부어주고 물도 주었습니다.
오늘 주었으니까
이제 액비가 과했다면 몸살이 올것이고
다행히도 적당했다면 곧 꽃봉오리가 찾아올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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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틔운 미니 한복판에 홀로 서있는 쌍둥이 녀석은
어느새 갑자기 꽃봉오리가 뿅 하고 나타났습니다.
주변의 풍성한 형누나들을 꿋꿋이 따라잡더니
뽀송한 꽃망울들이 세개나 나타났습니다.
키 자체는 토분에 심겨진 아이들과 비교해서
오히려 살짝 작은 느낌도 났습니다.
역시 영양이 풍부하느냐,
빛을 직접적으로 받느냐의 차이가 큰듯 합니다.
점점 털복숭이가 스르륵 열리더니
드디어 하나가 터질랑 말랑 며칠동안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오늘 아침,
연분홍빛의 첫 꽃망울이 퐁 하고 터졌습니다!!
저의 환호에 찬 감탄사 덕분에
기분좋게 푹 자고 있던 아가가
평소보다 살짝 일찍 깨어나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저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로로팟의 다른 금어초 집사분들은
벌써 완전 풍성풍성한 꽃잔치를 벌이고 계시던데
저는 어째 아직도 그저 초록초록한 수준이라
상당히 애를 태우던 중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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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언급해놨지만
각자 다른 생장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틔운 미니와 흙화분의 생장환경은 당연히 다릅니다.
장단점도 비교적 뚜렷합니다.
틔운미니는 수경재배 방식이기에
일주일에 한번은 물갈이 청소가 필요하며,
액비를 챙겨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흙화분에서도 비료를 챙겨줘야하긴 하기에 굳이 따지자면 단점은 아닙니다.
그래서 초반 성장률은 흙화분쪽이 더 좋아보이나,
이파리가 서너개 이상 넘어가면
오히려 빛을 하루 열네시간 전후로
꾸준히 일정량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틔운미니 쪽의 성장률이 슬슬 압도적으로 올라갑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틔운미니 쪽이 당연히 우월합니다.
늦봄~여름부터 가을철에는
베란다나 노지에서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잘 자랄 수 있겠지만
그만큼 햇빛량이 극단적으로 오르내리고,
날씨(ex:장마철 등)와 기온 등의 컨디션을 많이 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깔끔하게&실내에서&계절무관하게 키우고 싶다면 틔운 미니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틔운 미니에는 구멍이 열개 뿐이기에
그 이상 다양하게 키우고 싶고,
덩치가 큰 식물 등등의 경우에는
당연히 흙화분 쪽을 선택할듯 합니다.
그나저나 액비를 추가해줬으니
흙화분쪽의 금어초들도
다른 분들처럼 풍성풍성하게 꽃망울을 터트려주길 가아아안절히 바라며_
얼른 글 마무리하고
파스텔톤의 연분홍빛 금어초 꽃망울을 또 구경하러 갈까 합니다.
이야....
한 개 터진것도 이렇게 예쁜데...
다른 분들처럼 와글와글 팡팡 터져주면
간만에 심장을 부여잡을 수 있을 듯합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예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URang
취미가 직업이 되어버린 식집사이자 식물공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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