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새싹이 인사해요!
빨간머리앤24. 04. 12 · 읽음 90

 

기록은 역사가 된다는 말이 있지요. 이번 그로로팟 경험을 제 식물집사의 또 다른 역사가 될 것 같습니다.

팟팅기트가 3월 28일에 도착했어요. 바로 심고 싶었지만, 손님들이 와서 그럴 수가 없었답니다. 

3월 30일 토요일이 되어서야 시간이 나서 만반의 준비를 한 끝에 씨앗을 7립을 심었습니다. 주의사항 글에 씨앗을 다 심지 말고 나누어 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조언에 따라 저는 씨앗 3립을 남겨두고 7립을 심었답니다.

항상 일이란 성공할 수만은 없으니까요. 정반대의 결과가 있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남겨두는 것은 인생의 지혜이지요. 혹시 이번 파종이 실패해도 또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으니까 희망은 저에게 있는 셈이지요.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씨앗을 심었습니다. 화분 두 개에 씨앗 3립, 4립을 나누어 심었어요.

 

 

씨앗을 심고 일주일을 넘게 기다리자 아주 앙증맞은 녀석이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는 것마냥 얼굴을 살짝 내밀었지 뭡니까!. 4월 9일이었어요. 이날 제가 덩실덩실 춤을 추었답니다. 너무 기뻐서요. 한데 한쪽 화분은 전혀 조짐도 없는 겁니다. 약간 걱정이 돼긴 했지만 그래도 정성을 다해 심은 만큼,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4월 9일 싹이 난 화분 (1개)                                            4월 10일 싹이 난 화분 (3개)

 

이게 왠일입니까. 다음날 한쪽 화분에서 세 녀석이 동시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난 것이 아니겠어요. 너무 놀랐어요. 

전날 저녁까지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던 녀석들이 하룻밤 사이에 쑥 올라와서 마술이라도 부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먼저 났던 새싹보다 훨씬 더 커 보였어요. 먼저 싹을 내민 녀석은 아직도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번쩍 들지도 못했어요. 먼저 태어났다고 해서  더 잘 크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맞아요. 형보다 동생이 더 큰 경우는 얼마나 많습니까. 토마토라고 해서 사람과 다르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편견이지요. 아직도 고정관념에 쌓여 세상을 바라보는 저의 모습에 또 한번 놀랍니다. 세상을 살아도 살아도 깨야할 고정관념이  아직도 남아 있다싶어서요.

 

                                                                                     4월 12일 아침

 

오늘 아침 눈을 뜨지마자 베란다에 나가 토마토 새싹을 살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기특하게도 한 녀석이 꼼지락거리며 새싹을 틔운 것이 아니겠어요. 

 


                                                         4월 12일에 한 녀석이 세상 구경 나왔어요! (맨 앞에 있는 녀석)

이렇게 다섯 녀석이 씩씩하게 세상에 나왔습니다. 아직 두 녀석은 늦장을 부리고 있지만, 한참 놀다보면 세상 구경하려 나오는 날이 오지 않겠어요. 아주 멀지 않는 어느날에 두 녀석이 저의 눈을 사로잡고 재롱을 피우겠지요.

키가 1cm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녀석들의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렇게 여린 몸이 무거운 토마토를 어떻게 주렁주렁 달고 있을지, 그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찡 합니다.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도록 단단한 줄기를 가질 수 있도록 보살펴주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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