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도와 실패는 연습으로 탈바꿈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읽었던 반응이 별로 없고 기대하던 결과가 없어도 계속 꾸준히 100화까지 소설 유료 연재를 하셨던 저자의 아는 지인의 일화처럼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간간이 쉬어가면서 이어나가는 연습이 되고 있었다.
안 좋은 일이나 흐려지는 기분이나 몸이 안 좋거나 해도 바로 영향을 받기보다는 잠깐 생각해 보고 반응을 덜 해보는 연습을 같이 하고 있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생각은 많았다. 생각은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도 해볼까 왔다 갔다 했고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하는 행동은 하던 대로 차근차근해 나갔고 그 와중에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언지 내가 손쉽게 빨리 처리해낼 수 있는 건 뭐가 있고 내가 할 수 없겠다 싶은 건 제쳐뒀고 복잡해서 머리 아픈 일은 더 잘게 쪼개서 순서대로 하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건 이런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차분히 진행하려고 한 것도 같다. 열심히 하거나 애쓰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얼마 전에 열심히 노력하거나 너무 애쓰는 일들이 왜 안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고찰하는 영상을 봤는데 거기서 하는 얘기로는 너무 애쓰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일은 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안 하고 싶기 때문에 결국 그 일은 잘 안되는 거라고. 즐기는 거나 재밌는 건 아무 피로도 없이 재미있게 몇 시간이나 하고 밤새워서 놀아도 아무 문제 없었다. 하고 싶은 거라서 그런 거라고 했다. 하고 싶어서 재밌는 거고 하고 싶어서 즐길 수 있는 거고 하고 싶으니까 잘 되는 거라고.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다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어떤 식으로 생각해야 가벼워질까? 그리고 많이 해도 아무…… 아니지, 거의 영향을 안 받을까? 하고 싶다는 그 감정은 대체 무엇이지? 즐긴다는 게 뭐였을까? 예전에는 알았던 거 같은데.
조금 사고방식과 태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낀 거 같다. 어느새 다시 누군가의 눈과 반응과 그들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작품들에 빠진 나머지 내가 만든 것과 비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과 나는 각자 자기만의 레이싱을 하고 있었는데도 어느새 나는 더 잘해야 한다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누가 누구보다 잘해야 한다는 것에 있지 않다. 각자의 향기가 서로 다르지만 그 개성이 발현되어야 눈에 띄고 매력이 생기는 건데도 여기저기서 장점을 주워와서 억지로 붙이고 애쓰니까 결국 즐기지 못하게 되었나? 싶기도 했다.
저 사람만큼 아니면 그보다 잘하고 싶다는 그런 감정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한번 슥 보고 저절로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 그건 소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니까 하지만 혈한이 돼서 하나하나 분석하고 앉아있으면 피곤해서 제대로 해나갈 수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이제야 좀 들었다. 가끔씩 잊고 말지만 이렇게 써 내려가는 이유는 언젠가 누군가 혹은 내가 잊고 있을 때 우연히 이 글을 본다면 다시 상기시켜보고 어떤 마음으로 이 글을 썼는지 기억이 났으면 좋겠다. 내가 쓰는 대부분의 기록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는 감정과 생각에 대한 편지였다.
기본적으로 나한테 필요해 보여서 쓰는 거기도 하지만 어쩌면 불특정 대상에게 필요한 시기에 알맞게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깝다. 그러니까 이 모든 이야기를 줄여서 내가 생각해낸 답으로 요약해 보자면 실패해도 괜찮은 이유는 이 모든 게 연습게임이기 때문일지도 몰라. 연습게임이니까 가볍게 즐겨도 되는 거야. 그러니까 점점 무거워질 때가 오면 다시 읽으러 오면 좋겠어.
릴랴
자기가 쓰고싶은 글을 쓸 뿐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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